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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뭐든

입사포기, 정말 배부른 소리일까?

by 김슈집 2016.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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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통과한 면접, 그런데 왜 입사포기를 하는걸까?"

 

 

없을것 같지만 기업과 구직자 사이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 중 하나가 입사포기이다. 실제 통계를 살펴봐도 기업의 90% 이상이 면접 합격자로부터 입사포기를 한다는 답변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아주 작은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입사포기를 경험한 기업의 종류도 다양하다.

 

 

"기껏 힘들게 뽑았더니 안 온다구?"

 

 

기업의 입장에서도 골치아픈 일이지만 구직자의 입장에서도 그럴만한 사정은 있다. 사람마다 원하는 회사의 조건이 다 다르겠지만 가장 기본적인건 급여와 복리후생, 기업의 성장가능성, 기업문화, 적성에 맞는 업무배치 정도를 들 수 있겠지.

 

실제로 면접 합격 후 입사포기를 몇 번 해보았다. 주변에서는 니가 지금 회사를 가릴 처지냐? 아직 배가 덜 고팠구만! 등의 말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고민 후 내린 결정이기에 후회하고 싶진 않다. (계속 취업이 안되면 아쉬워 할 수는 있겠지만..)

 

 

입사포기 의사를 전달하면서 어떻게 말해야 서로간에 오해없이(?) 잘 마무리 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인터넷 검색을 해 본 적도 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은 내용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입사포기 의사 꼭 전화로 해야하나요? 문자나 메일로 하면 안되나요? 출근하기로 했는데 그냥 안가도 되나요. 입사포기를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등등 정말 다양한 질문들이 있었다.

 

 

내 경우는 이랬다. 처음 입사제안을 거절했던 회사는 해당 업계에선 나름 인지도도 있고 성장 가능성도 높은편이었다. 업무강도와 스트레스는 높은 편이었지만 나중을 생각했을 때 배워놓으면 좋은 업무라 그냥 그렇구나 했다. 문제는 낮은 연봉과 매우 낮은 연봉인상률 그리고 임직원 몇명에 의해 흔들리는 경영환경. 분야자체는 성장 가능성이 높았으나 소수의 독단적인 의견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는게 마음에 걸렸다. 어떤 분위기에서 업무를 해야 할 지가 빤히 보였다. 전현직 직원들의 말을 빌리자면 불투명한 고과시스템과 그때그때 바뀌는 회사 내규. 사실 연봉보다 제일 발목을 잡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다.

 

 

그 다음으로 입사포기를 했던 회사는 소규모 회사였는데 기업 사이즈 대비 연봉은 꽤 높은 편이었다. 대부분의 작은 회사들이 그렇듯이 별다른 복리후생은 없었지만 연봉 자체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그런데 면접을 하며 자세한 사업영역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니 지난 회사들에서 겪었던 실패 프로세스(?)와 유사한 길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그걸 위해 돈을 받고 열심히 일하는 것이기도 하고) 이 회사가 3년 뒤, 5년 뒤, 10년 뒤에도 과연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부인증 강소기업, 이노비즈 인증, 혁신벤처기업선정과 같은 문구들에 현혹되지 않길 바란다. 그런 타이틀이 달린 스타트업에서도 일해봤지만 작다고 다 나쁜것이 아니듯 항상 작은 고추가 맵지도 않다. 그런 타이틀이 아닌 진짜 제대로 된 강소기업이라면 규모에 상관없이 열심히 일 했을 것이다. 결국 매력적인 연봉에도 불구하고 성장가능성을 보지 못해 안타깝게 입사 포기를 하고 말았다. (나중에 대박나면 아차! 할 지도 모르지만...^^..;;)

 

 

 

평생직장이야 진작에 사라졌다곤 하지만 1년을 일하던 10년을 일하던 적어도 일을 하는 동안만큼은 회사랑 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야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과 기업 둘 다의 성장에 따른 보상은 어떤이에게는 높은 연봉으로 어떤이에게는 탄력적인 근무환경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승진이나 성장 기회 같은 다양한 이름으로 다가올것이다.

 

 

취업이 정말 어렵다곤 하지만 적어도 본인의 선택을 확신할 수 있는 곳을 찾았으면 좋겠다. 떨어지는 통장잔고를 보며 가끔은 이 생각이 정말 맞는건가? 싶을 때도 있지만 적어도 아직까진 이 기준을 놓지 못하고 있다.

 

 

나를 비롯한 모두가 원하는 일, 원하는 회사, 원하는 미래를 찾고 만들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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