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예상은 했지만 시험에 떨어졌고 스트레스 때문인지 몸은 아팠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짧은 저녁 시간을 제외하곤 웃을 일도 웃을 기력도 없는 이틀이었다. 그리고 단순한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을 만큼 그 이틀 동안 당신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든게 비단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우리는 만나고 있다. 아니 어쩌면 만나고 있는게 아니라 헤어지지 못하는 것 뿐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생각이 들자 아주 바보같은 행동을 하게 되었다. 이런 내 마음을 당신에게 말하는 대신 인터넷에 자연스러운 이별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 몇 개의 글을 읽으며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져 금새 그만두긴 했지만 한 참이나 무어라 설명 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걸 알리가 없는 당신은 온 종일 감감 무소식이었고 나 또한 그런 당신이 밉거나 슬프거나 궁금하지 않았다. 요즘 대화가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전화를 조금 더 자주 하자고 말 한 것도 당신이고 그러니 먼저 전화를 하겠다고 말한 것도 당신이고 그걸 실행하지 않은 것도 당신이지만 나는 화가 나지도 서운하지도 않았다.
늦은 밤 언제나 처럼 당신은 나에게 잘자라고 전화를 했고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 전화가 그 말이 고맙지도 두근거리지도 않았다.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은 여전히 나를 좋아하고 나도 여전히 당신을 좋아하지만 지금 이 관계는 나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불 잘 덮고 잘 자라는 당신의 인사를 들으며 당신에게 이 관계는 어떤 의미가 있냐고 묻고 싶었지만 언제나 처럼 나는 묻지 않았다.
내가 당신의 사소한 잘못에 서운함을 느꼈을 때 말했어야 했던걸까
내가 힘들고 지치던 순간들에 당신이 필요하다고 말했어야 했던걸까
우리가 편안함과 익숙함이라는 말을 방패 삼아 서로의 일상과 삶에 대해 더이상 궁금해 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때 마주보고 대화를 했다면 어쩌면 조금은 달랐을까?
어쩌면 늘 그랬던 것처럼 지금 이 순간도 지나가고 다시금 반짝반짝 거리는 날들을 맞이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반짝거림이 진짜 아름다운지 진짜 날 행복하게 하는지 나는 확신 할 수가 없다.
어디선가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몇 년을 만났던 관계에 대한 의미가 사라지면 그 의미가 사라진 때부터는 연애를 한게 아니라 그냥 만난 것 뿐이라고.그 말이 너무나 슬퍼서 전화를 끊고 나는 밤새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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