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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자, 돈/리뷰

영화 워킹걸 후기 :: 엄마와 여자, 꼭 선택해야 하나요?

by 일하는 휴눔 2016.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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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불영화이자 클라라의 노출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워킹걸을 보게 되었다. 케이블TV에서 해주길래 별 생각 없이 보게 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포스터를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포스터만 보면 B급 섹시코미디 장르인것 같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요즘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여자와 엄마'에 대한 이야기였다. 워킹걸이 아니라 워킹맘으로 제목을 지어야 했던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인 조여정은 늘 아이와 남편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회사로 출근한다. 승진을 하고 커리어를 쌓기 위해 밤마다 야근을 불사하며 일을 하는 여정에게 남편은 잠자리를 해주지 않는다며 불평하고 어린 딸은 자신에게 관심 좀 가져달라고 말한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불의의 사고로(?) 회사에서 해고당한 여정에게 친정엄마가 하는 말은 " 차라리 잘된거야 " 이다.

 

너는 나처럼은 살지 말라며 뼈 빠지게 고생해서 공부 시키고 대학 보내고 취업 후에도 직장 생활 뒷바라지를 하는 우리네 어머니가 결혼 후에는 일도 중요하지만 남편과 자식 뒷바라지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오해로 끝나긴 했지만 심지어 네가(딸이) 잠자리를 해주지 않아서 사위가 외도를 하는 것이니 돌아오면 못 이기는척  받아주라는 친정엄마를 보며 이게 코미디인지 스릴러인지 잠시 헷갈리기도 했다.

 

전체적으로는 코믹한 요소도 많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지만 보는 내내 마음 한 편이 답답하고 아렸다. 직장에서 해고 당한 뒤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다시금 행복을 느끼면서도 일이 잘 될수록 남편과 자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는 미안함과 죄책감으로 눈물짓는 조여정을 보며 요즘의 나와 주변 친구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스물 다섯이 되던 해 함께 일하던 노총각 상사는 정확히 이렇게 말했었다.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은거야. 너도 이제 끝났어"

"호호 찬물도 위아래가 있다고 대리님이 가셔야 제가 가죠~ "

 

 

말은 저렇게 했지만 속으로는 너나 잘해 XXX 라고 수 백 번 외쳤던 것 같다. 요즘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냐고? 웃음으로 답한다. 그 후로 몇년이 흐르고 저런 되도 않는 말들에 스트레스 받던 친구들이 하나 둘 씩 결혼을 했지만 결혼과 동시에 맞벌이+육아+살림 3단 콤보를 맞거나 결혼 또는 임신 등으로 회사를 그만두면 취집했다는 조롱속에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양가 어른과 주변 지인들은 결혼과 동시에 애는 언제 낳을거냐 첫 째 낳으면 둘 째는 언제 낳을거냐를 묻는 한 편 임신 후에는 회사는 다닐거지? 임신하고 출산해도 회사는 다녀야 한다 + 그래도 애는 엄마가 키워야 되는거 알지? 같은 소리를 쏟아 낸다.

 

물론 안 그런 친구들도 있지만 여고 동창들의 단톡방에는 저런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몇 년 전만 해도 저런 이야기는 인터넷 속의 막장글에서나 볼 수 있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나니 얼마든지 현실이 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우울한 이야기만 써놓았지만 영화 워킹걸 자체는 조여정의 섹시발랄한 이미지와 클라라의 통통튀는 개성 그리고 맛깔나는 조연들의 주연같은 연기가 빛난 재미있는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근 종영한 응답하라 1988로 인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라미란과 고경표의 개성 넘치는 연기도 볼 수 있다.

 

 

끝내 당당하진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는 워킹걸의 결말을 보며 한 편으론 안도가 다른 한 편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언제쯤 우리 사회에서 엄마와 여자, 아니 엄마와 사람 사이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까?

 

 

워킹맘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꼬집는 인터뷰 링크를 끝으로 영화 워킹걸 후기를 마무리 한다.

 

 

[2014.10.14 비정상회담 타일러 라쉬 인터뷰 링크]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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