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쓰자, 돈/리뷰

불황 10년, 당신의 주머니는 안녕하십니까?

by 일하는 휴눔 2015. 12. 29.
반응형

다음에 기회가 되면 포스팅 할 예정이지만 중고책 시스템은 알라딘이 정말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몇 번 중고책을 팔아 보기도 했고 오프라인에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하기도 했는데 책 상태부터 가격, 이용의 편리성 까지 굉장히 만족스럽다.

 

지난 크리스마스는 집에서 조용하게 보내기로 했다고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했는데 아껴놓은 영화도 다 보고 뭘 할까? 하다가 지난 번에 알라딘에서 사온 책 한권을 덜렁 집어들고 집 근처 카페에 다녀왔었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를 가져오고 싶었는데 고민 끝에 고른 책이 바로 이 책이었다.(으잉?)

 

 

 

불황 10년 / 저자 우석훈

 

 

 

크리스마스에 읽기엔 제목이 참 거시기 하지만 지금 내 주머니 사정이 그리 안녕하지 못하니 어쩌면 딱 필요한 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고용사회의 종말"

 

 

얼마 전에는 지금까지 없던 세상이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그 책에서 말하길 공부해서 직장에 취업해서 번 돈으로 소비하며 쓰는 일명 고용사회는 진작에 끝이 났다고 한다. 고용사회의 종말 이라는 말이 상당히 소름돋고 두려운 말이었는데 우석훈의 불황10년을 읽으며 고용사회의 종말과 불황은 좋던 싫던 어쨌거나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는 것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

 

우석훈의 불황 10년은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률이 증가하며 앞으로 향후 10년(혹은 그 이상) 지속될지 모르는 불황의 시대를 어떻게 하면 "보다 잘" "버틸 수 있는가?" 에 대한 실용적인 접근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를 테면 지금 집을 사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기다려야 하는가? 와 같이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고민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견해를 가지고 조언해 주는 것이다. 나는 현재 부모님이 구입하신 빌라에 살고 있는데 책을 읽으며 내가 살고 있는 거주형태의 장단점과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거주형태에 대해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저자는 단순히 집을 사라 사지 마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의 집을 경제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아파트, 단독주택, 빌라 등을 나누어서 설명해주는 식이다.

 

돈을 벌기 시작한 뒤로 막연하게 언젠가 집을 사야지 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실 아직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지금 살고 있는 집도 그 이전에 살던 집도 집을 '구매' 하는 것은 나와 상관 없는 부모님의 일이었기 때문에 신경 써본 적이 없었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덧 '집'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해봐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불황10년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황의 시대에서 만약 집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월세를 살 것인가?" " 전세를 살 것인가?" "매매를 할 것인가?"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어떤식으로?" 에 달하는 실질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해준다. 그것도 꽤 쉽게.

 

 

 

 

 

" 앞으로 10년, 불황의 사막을 버텨라"

 

 

 

부동산 뿐 아니라 창업, 취업, 재테크 등 실질적으로 경제에 연관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그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해주는데 경제관련 도서 중에는 어렵지 않게 쉬이 읽을 수 있는 편이라 경제지식이 없는 사람도 누구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는 경영학과 출신이다. 경영학과 경제학은 분명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경영학과에 입학하면 경제학개론이나 원론을 필수 이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경영학은 실용학문인 동시에 인문학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대한 이해와 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학문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나는 경영학 원론, 경제학 개론의 수 많은 이론들을 대부분 기억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 부족하다. 그런 내가 대학 4년 내내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으며 심지어 졸업 할 때는 경영학과 상위1% 가 가입조건인 클럽에 가입 제안을 받았다.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벼락치기도 실력이라고 한다면 실력이겠지만 시험이 끝남과 동시에 휘발되어 버린 지식들이 지금의 나를 부끄럽게 한다.

 

마음 놓고 공부만 할 수 있었을 때는 내가 뭘 공부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공부를 해놓곤 먹고 살 걱정에 바빠 책 한권 읽기 힘든 사회에 내던져지니 이제야 그때 배웠던 것들을 깊이 체감하며 하나 하나 다시 배우는 느낌이다.

 

불황 10년 저자 우석훈은 그것이 이미 시작된건지 아니면 지금인지 혹은 앞으로 시작 될 것인지 알 수 없다고 한다. 즉 최악으로 보자면 지금의 이 불황은 불황이라고 할 수 조차 없는 작은 불황일 수도 있고 반대로 2008 미국발 경제위기를 겪으며 이미 시작된 것이기에 어쩌면 향후 몇 년 안에 다시금 호황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호황이라고 해도 황금기 시절의 그것과 같을리는 없겠지만)

 

미래에 대한 불황실성. 지금이 어디쯤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버터야 한다. 지금 보다 나은 호황의 바람이 불 떄까지 자신만의 무기를 갈고 닦으며 불황 속을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녕하지 못한 내 주머니가 안녕해질때까지 나 또한 이를 악물고 버텨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이해하는데 우석훈이 불황10년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반응형

댓글